앵커에퀴티파트너스(Anchor Equity Partners) 알아보기

앵커에퀴티파트너스
(Anchor Equity Partners)


0. 에피소드


얼마전 투썸플레이스에서 커피를 마실랴고 갔다가,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CJ One 포인트 적립은 핸드폰 번호"로 할께요 라고 했는데, 직원으로부터 정말 예상치 못한 대답을 들었다.

CJ 제휴 적립이 종료되어 CJ 포인트 적립은 이제 안됩니다



예상치 못한,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이라 잠시 직원을 멀뚱히 쳐다봤다. 왜 CJ 계열인 투썸이 CJ포인트 제휴를 종료해? 라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라는 생각이 들 찰나, 갑자기 투썸플레이스가 매각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던 기억이 어렴풋 떠올랐다.  

그리고 함께 어렴풋 기억이 난 것이 "앵커에퀴티"였다.

1. 카카오뱅크 IPO의 수혜자


앵커에퀴티파트너는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사모펀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최근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모펀드라고도 할 수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있게 앵커에퀴티을 설명할 수 있는 배경에는 확실하게 " 카카오"라는 국내에서 가장 핫한 기업과의 밀접한 연관성이 중요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2021년 IPO시장의 최대어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가IPO계획을 발표하고 21년 하반기 중 IPO를 진행하면서 카뱅 및 카카오 계열사들 뿐만아니라 카뱅에 투자한 투자자들과 관계 기업까지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앵커에퀴티"는 카카오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면서 서로 뗄레야 뗄수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앵커에퀴티파트너스는 카카오뱅크 투자자로서 카뱅 지분을 보유해 왔고, 카카오뱅크의 상장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였을때도 2,5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등 카카오뱅크에 매우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카카오뱅크, 7천500억원 보통주 유상증자 결의

카카오뱅크가 27일 이사회를 열고 7천500억원 규모의 보통주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유상증자 중에서 제3자 배정은 2천500억원, 구주주 대상은 5천억원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3천191만6천595주를 새로 발행할 예정이며, 주당 발행가격은 2만3천500원이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평가가치는 8조5천800억원(증자 완료 전 기준)이다. 카카오뱅크는 유상증자로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캐피탈(TPG Capital)'을 새 주주로 맞이한다. 카카오뱅크는 TPG캐피탈에 1천64만주를 배정했다. 금액으로는 2천500억원 규모다.(출처 : 카카오뱅크, 7천500억원 보통주 유상증자 결의, 20.10.27)

홍콩계 사모투자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카카오뱅크 유상증자에 2500억원 투자 참여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7일 7천500억 원 규모의 보통주 유상증자 추진을 결정하고 연말까지 총 1조 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홍콩계 사모투자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이중 2천500억원을 제3자 배정 보통주 유상증자 방식으로 배정받을 예정입니다. (출처 : 카뱅, 사모투자펀드서 2천500억 규모 추가 투자유치, 20.11.17)
▶ 업데이트

- 카카오엠과 카카오페이지의 재무적투자자(FI)인 앵커PE는 합병 법인인 카카오엔터의 지분 약 17.6%를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68.5%)에 이은 2대 주주다.

- 앵커PE가 카카오엠과 카카오페이지에 투자한 금액은 약 3,300억 원 규모다. 카카오엔터의 기업공개(IPO) 후 시가총액 기대치가 최소 7조 원으로 평가받는 점을 고려하면 앵커PE가 보유하게 될 지분 가치는 1조 3,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금 대비 3배 이상의 수익을 내게 되는 셈이다.

▶  [시그널] 3,300억이 1.3조로 껑충…'앵커PE' 카카오엔터 합병 최대 수혜자(22.1월)


2. 카카오와 앵커에퀴티파트너스 관계


앵커에쿼티파트너스(AEP)는 카카오페이지가 '포도트리'였던 시절(2016년 12월)부터 일찌감치 가망성을 눈여겨보고 125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카카오페이지의 기업가치는 5000억원대였다고 하며, 2년여 후인 2019년 6월 카카오페이지 유상증자 추진 당시 기업가치는 1조2500억원대, 최근에는 4조원을 넘보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몇년사이에 기업가치가 8배가 높아졌고 앵커PE의 투자는 대성공을 거둔셈이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앵커PE는 지난 4년간 카카오가 벌이는 신사업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카카오의 확장 행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는 점이다. 카카오페이지에 대한 투자로 관계를 맺은 후 카카오의 성장성을 확인한 앵커는 카카오엠에 2,000억 원을 투자하며 명실상부한 카카오의 동업자로서 위치하게 된다.
그리고 앵커PE가 투자한 두 회사(카카오페이지&카카오엠)가 합병하게 된다. 카카오 계열인 두 회사의 합병으로  카카오엔터가 탄생하였는데, 사실상 앵커에쿼티가 이 합병건의 숨은 조력자라고 평가받는다. 왜냐하면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 합병은 2대 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의 조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었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앵커에쿼티는 합병 후에도 2대 주주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그리고 카카오엔터를 통해 앵커에퀴티와 카카오의 관계가 매우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있다. 그런데 앵커PE의 투자는 단지 카카오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투자 포트올리오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3. 앵커에퀴티파트너스는?


그럼 도대체 앵커에퀴티파트너스는 어떤 회사인가? 궁금하다.

앵커에쿼티는 2012년 설립돼 홍콩과 서울에 각각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30명 안팎 운용 인력이 총 13억5000만달러(약 1조57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사전에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한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다른 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는 지역투자 펀드(Regional Fund)다.

살립 이후 2013년에는 5억달러 규모 1호 펀드를, 2016년에는 8억5000만달러 규모 2호 펀드를 조성했다. 2호 펀드 모집 당시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과 캐나다 국민연금(CPP Investment Board)에서 2000억원 이상의 자금공여를 약속받아 2차 클로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앵커에퀴티가 주요 투자하는 대상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대의 가치를 지닌 중견기업이다. 오너의 자금 필요 등에 의해 매물로 나온 우량 중견기업을 사들인 뒤 '조이고, 닦고, 광을 내'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엑시트 전략을 추구한다. 카카오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앵커에쿼티는 주요 펀드 운용역들은 옛 씨앤앰 투자를 비롯해 다양한 금융사 투자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캐나다 CPPIB, 싱가포르 GIC, 중동국부 펀드 등 글로벌 연기금에서 출범 시점부터 출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업데이트

- 앵커에퀴티파트너스(앵커PE)가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에 15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사모펀드가 국내 가상화폐 사업에 투자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 받음
- 새롭게 발행된 주식(신주)이 아닌 기존 투자자의 보유 주식(구주)을 사들였다. 주당 거래가는 50만원 수준
- 앵커PE의 두나무 지분율은 1% 남짓에 불과
- 두나무가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힘입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도약했기 때문
- 당시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두나무의 최근 거래가는 주당 40만5000원, 발행 주식 수를 고려하면 장외에서만 무려 약 1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었음

▶ [단독]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PE, 두나무에 1500억원 투자(22.1월)



4. 안상균 대표이사는?


앵커에퀴티파트너스는 글로벌 IB(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파트너 자리에 오른 안상균 씨가 독립해 만든 사모펀드로 알려져 있다. 안 대표는 골드만삭스 PIA(1998~2012년)에서 미국 아이비리그 학력이나 경영학석사(MBA) 타이틀 없이 10년 만에 파트너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골드만삭스 재직 당시 그의 대표 실적은 유선방송사 씨앤앰(C&M)과 하나은행 투자 건이다. 씨앤앰에 1400억 원을 투자(2004~2007년)해 3년여 만에 원금의 6배가량인 7000억원의 차익을 올렸고, 하나은행에 6000억원을 투자(2005~2011년)했고, 총 6년간 두 자리 수익률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안상균 대표의 이력만큼 앵커에퀴티의 성과도 화려하다. 무엇보다 설립초 한국 국적의 PEF 투자가가 자신의 이름으로 운용사를 설립, 해외에서 5000억원 이상의 자금 유치에 성공하면서 주목을 받았는데, 안 대표 이전에 이런 목표를 달성한 한국인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등 2명 뿐이었다거 한다. 다시말해, 국내 사모펀드 업계의 1,2위 회사와 견줄만한 실적을 얻으면서 화려하게 업계에 첫발을 내딛고 주목을 받아왔던 것이다.

안상균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대표는 카카오페이지에 이어 카카오M 이사회 멤버로 합류하여 활동하였다. 네이버의 계열사 라인게임즈 등기임원로도 활동하는 안 대표는 네이버, 카카오 양대 포털에 모두 발을 걸쳤다. 안 대표는 앞서 2016년 12월부터 카카오페이지 이사회에도 비상임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안 대표는 카카오페이지를 비롯해 △투썸플레이스 △빌포스트 △데일리푸드홀딩스 △ESG청원 △이투스교육 △JB금융지주 △메타넷엠플랫폼 △파이프홀딩스 △티몬 △와우벤처스 등에서 이사회 보직을 겸하고 있다. 이들 모두 앵커에쿼티가 투자한 회사들이다.

5. 흔들리는 앵커에퀴티PE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PE)는 최근 국내 투자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티몬과 컬리 등 이름값이 상당한 기업들에 투자를 했는데 모두 아픈손가락이 됐다. 최근엔 카카오뱅크조차도 골치거리로 전락한 모습이다.

한창 오름세였을 때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주가가 떨어지면서 기한이익상실(EOD) 지점을 넘어서는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고, 한때 앵커PE가 카카오뱅크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의 EOD 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그간의 명성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되었다.

앵커PE가 카카오뱅크에 투자한 시기는 2020년 11월로 앵커PE는 카카오뱅크가 상장하기 직전 프리IPO 성격으로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1064만 주를 2500억원에 취득했다.

앵커PE는 차입 없이 블라인드 펀드 자금으로 이를 충당했는데 이후 주가가 6만원대로 떨어졌고, 이 시점에 앵커PE는 에쿼티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앵커PE 입장에서는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앵커PE는 보유 지분 2.24%(1064만주)를 담보로 2620억원을 빌렸는데, 당시 담보가치는 6400억원 정도로, 담보가치로는 충분했던 상황이었고, 주가는 1만6000원대를 오가고 있었다. 그러다 주가가 급락하고 담보가치가 대출액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LTV 비율도 세자릿수를 넘기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약정에 따라 페널티를 부과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그간 성공적인 투자로 명성을 쌓아온 앵커에퀴티의 이미지는 크게 추락하였다.

이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는 못했다. 대표적으로 시장에서 상장에 대한 큰 기대와 주목을 받았던 컬리의 상장 연기는 치명적이었다. 2021년 앵커PE는 컬리의 기업가치를 4조원 수준으로 보고 2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었는데 이후 추가로 이루어진 후속 투자건 1,000억 당시는 주당 6만원 후반대, 기업가치는 3조원대로 투자가 이뤄졌다.

이후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에쿼티)가 1호 펀드 청산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주요 실무진 4명가량이 이탈하기도 해 소문이 무성해졌다. 시장에서는 2년 전부터 앵커에쿼티의 투자 기조가 바뀌면서 하우스의 방향성에 의구심을 품은 인력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그간 앵커에쿼티는 소수지분 투자로 시작해 일정기간 이후 바이아웃으로 전환하는 패턴으로 투자를 단행해왔다. 하지만 투자 패턴을 바꿔 단기적으로 호재가 있는 곳에 투자하는 모멘텀 플레이 전략을 구사해오면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그 결과가 좋자 않아 내외부에사 불만이 높아진 상황이다.

▶ 1호 펀드 청산 앞둔 '앵커에쿼티', 실무진 대거 이탈(23.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