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자, 나를 돌아보다 - 4

# 신반포자이 청약, 그리고  신혼 특별공급에 대한 아쉬움

 

내가 청약통장 종류를 변경한 직후 내가 관심을 가졌던 아파트 분양건은 잠원동 신반포자이아파트 청약건이었다. 신반포자이아파트는 GS건설이 시공사로서 민간아파트 분양에 해당하는데, 일단 청약자입주자 모집공고일 전일을 기준으로 청약자격기준을 판단하기 때문에 나는 그 이전에 청약예금으로 변경하였기에 청약 자격을 가질 수 있었던 최초의 청약건이 있었다. 뿐만아니라 신반포자이아파트 청약은 당시에도 트리플 역세권(3호선, 9호선, 7호선)이라는 입지와 바로 앞에 대형 마트(킴스클럽)가 있고, 위치도 잠원동으로 한강 접근성도 좋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받았었고, 당시 평당분양가도 4천만원을 넘어서 상당한 이목을 받았었다. 

 

무엇보다 생에 처음으로 아파트 청약을 시도해본다는 생각은 나를 엄청 설레게 했다. 다들 그렇지만 로또 같은 복권을 사고 실제 당첨여부와는 무관하게 당첨되는 행복한 상상만으로 설레는 것처럼 나도 청약에 당첨된 내 친구 처럼 한번에 청약에 당첨되는 희망을 잠시나마 꿈꾸며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비록 청약 가점은 얼마되지 않아 가점으로 청약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추첨젠는은 어쨌든 공평하게 가능성이 주어지는 것이기에 나도 일말에 기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와는 별개로 청약제도 중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라는 제도가 있음에도 나는 자격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다는 점은 아쉬웠다. 당시 다는 결혼후 5년 경과 이전으로 결혼기간 관련 자격조건은 충족하지만 소득기준을 초과하였다. 이 점은 지금도 상당히 많은 공분을 사고 있는 요건인데, 소득이 많다는 점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었다. 사실 많은 것이라기 보다는 애매하게 많은 것이라고 하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고 현실을 조금 더 적정하게 설명하는 것이라고 본다. 열심히 노력해서 나름 괜찮은 회사에 입사해서 월급쟁이 생활은 하는 젊은 부부들은 청약 제도 등 다양한 제도의 혜택에서는 오히려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애매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정말 애매한 부분이다. 소득이 어느 정되 된다는 사실은 분명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될 부분이긴 하나 청약제도에 있어 소득 조건은 어쩌면 인생에 있어 가장 의욕넘치는 30대 들의 발목을 잡는 것 마냥 참 많은 아쉬움을 낳게되는 부분이다. 

당시 신반포자이 아파트 24평의 분양가격은 10억원에 달했다. 당시에 이 분양가는 상당한 이슈가 되었다. 지금이야 서울시 평균 아파트 가격이 9억원이고 강남권은 훨씬 더 높은 가격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10억원의 분양가는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10억원의 분양가를 부담하는 청약대상자, 특히 신혼부부의 경우 결혼기간 기준과 소득기준을 충족해야하는데 청약제도가 요구하는 소득기준을 충족하는 보통의 신혼부부가 과연 저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을까에 대한 약간의 불합리함과 아쉬움을 생각했다.

그리고 나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평생 한번도 대출을 받아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설령 청약에 당첨이 되더라도 과연 10억원이라는 돈을 마련할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생겼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고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당시의 부동산 시장 상황과 대출규제 정책을 고려했을때 무슨 걱정이냐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분명 당시는 중도금대출도 지금보다는 훨씬 자유로웠고 분양권 전매도 자유롭게 가능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알고있지만 적어도 당시 나에게 만에하나 다가올 엄청난 행운에 대비하는 방법조차 매우 큰 걱정거리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런 걱정들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아파트 청약을 처음으로 신청했다. 그리고 그 다음은 그때가서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