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우스푸어의 시대, 그리고 계속된 청약신청과 실패
내 첫번째 아파트 청약의 결과는 깔끔하게 실패였다. 아파트투유 사이트에서 청약신청을 한 후 내가 당첨되서 어떻게 10억을 마련하지 하는 걱정은 그냥 혼자만의 쓸데없는 즐거운 상상이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는 하는데 어쨌든 나에게는 처음 해보는 경험이 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고 그만큼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신반포자이 아파트 가격을 보니 20억 이상을 하고 있다. 만약 청약에 당첨이 되었다면 2배 이상의 차익을 얻을수 있는 정말 로또 였던 것이다. 정말 왜 부동산 부동산 하는지 이렇게 경험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당시 나의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이 지금과 같이 엄청난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기는 어려웠던 상황은 맞았다. 분명 당시에도 앞으로 부동산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보다 현명한 판단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나는 그런 생각을 가지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내가 첫직장을 가진 2011년, 그리고 결혼을 한 2013년 당시는 '하우스 푸어'라는 신조어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였었다. 집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대출을 일으켜 집을 구입했던 가구들이 부채의 부담에 허덕이던 상황에서 가진 돈도 별로 없던 이들에게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 자체는 매우 무모한 행위였던 당시였다. 그리고 당시 여론도 그랬다. 그래서 정부는 그런 하우스푸어들을 구제하기 위한 정책까지 고민하고 실제로 일부 금융기과들은 하우스푸어 구제를 위한 방안까지 모색하고 했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전에 없던 평당 4천을 넘는 10억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나에게는 결코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쉽게 결론내리기는 어려웠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부동산은 단순히 투자의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주거의 목적을 대상이된다는 특징을 지닌다. 비록 자금사정이나 고가의 아파트의 구입에 대한 부담은 있었으나 주거에 대한 갈망도 컸기 때문에 관심을 게을리할 수 는 없었다. 그래서 첫번째 아파트 청약에서는 실패를 했지만, 그래도 아파트 청약을 한번 해본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아파트 청약을 신청했다.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아파트는 경희궁 롯데캐슬이었다. 경희궁 롯데캐슬이라는 명칭이 약간의 혼란을 줄 수 있는데, 경희궁 롯데캐슬은 경복궁 근처가 아니라 그 위치는 3호선 독립문 역과 인접해있다. 그리고 길 건너에는 현재기준으로 강북을 대표하는 대장아파트인 경희궁 자이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입지가 일단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무엇보다 도심에서 멀지않고 지하철과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점에 가장 관심이 갔다. 그리고 맞은 편에 독립문 공원이 있고, 뒷편으로는 인왕산이 있어 너무 붐비지도 않는 공간에서 삭막하지 않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리 엄청 큰 대단지도 아닌 점도 내 기준에는 좋았다. 어쩌면 이 아파트에 대한 나의 생각은 나의 부동산에 대한 일종의 취향이었다. 이후에도 이러한 기준을 나름대로 계속 유지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취향은 취향이고, 결과는 언제나 실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