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웬슨 (David Swensen), ‘분산’과 ‘주식중심’ 투자 원칙(2)

 

2010 자산배분 포럼

2. 예일대 기금에서 배우는 투자 아이디어

종목 선택과 마켓 타이밍 전략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대안은? 주식 중심의 분산투자다.

글 이상건(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투자의 세계에서 성공 신화는 대개 두 가지 탄생 경로를 갖고 있다. 하나는 절묘한 시장 타이밍이라는 경로다. 가령 누가 언제 얼마를 투자해서 대박을 터뜨렸다는 것이 신화의 주된 스토리다. 대박의 신화에 동참하지 못한 사람들은 절묘한 타이밍으로 떼돈을 번 사람을 부러움과 경탄의 눈으로 바라본다. 또 다른 신화는 환상적인 종목 선택 능력이다. 이 신화의 스토리는 대개 남들이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숨어 있는 종목을 발굴해 경탄할 만한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신화가 투자의 세계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설사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10년, 20년 장기간에 걸쳐 지속될 수 있을까. 현대 금융시장 연구자들은 종목 선택이나 마켓 타이밍으로 부분적으로나 일시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좋은 투자 전략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마켓 타이밍으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투자 시점을 선택하는 의사결정에서 51% 이상의 승률을 최종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50번의 승리를 거두더라도 한 번 크게 실수를 하면, 투자 자산은 치명적인 손실을 보게 된다. 한마디로 커다란 위험이 따르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종목을 선택하는 효율적인 시장에서 써먹기 어려운 전략이다. 시장 평균 수익보다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실증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시장 평균 수익을 이긴 사례는 매우 적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예일대 기금의 최고 투자 책임자(CIO)인 데이비드 스웬슨의 운용 과정과 성과를 들여다보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유용한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자산배분의 대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스웬슨은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1985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연기금 중 가장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그의 아이디어 중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에 참고할 만한 몇 가지를 뽑아봤다.

1. 주식 중심의 분산투자

스웬슨이 예일대 기금을 운용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대학 기금은 채권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대학 기금의 성격상 정기적으로 대학 측에 자금을 제공해야 하므로 현금화하기 좋은 채권 위주로 자산을 운용했다. 하지만 스웬슨은 주식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와 더불어 사모펀드 등의 대안 투자 그리고 목재 같은 실물 자산에도 투자한다.

왜냐하면 장기적으로 채권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경우, 물가 상승 위험에 대비해 구매력을 높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수익률도 장기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웬슨은 이를 두고 “주식 중심 소유와 분산의 원리는 신중한 장기 투자자의 자산 배분 과정의 기초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자산을 운용할 때, 이런 자산배분의 기초를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은퇴 자금과 같은 투자 목적을 가진 자산 운용에선 더욱 절실한 과제가 된다.

노후 생활 자금은 물가상승률과의 함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채권이나 예금과 같은 현금성 자산으로 주로 운용할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을 따라갈 수 없다. 또한 한 가지 자산이나 지역의 자산에만 투자하면, 시장 위기가 발발했을 때 전혀 방어막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장기적 관점에서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주식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자산 배분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