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청춘의 로망' 테슬라 주식, 대박인가 도박인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에 올라탔던 투자자들은 요즘 롤러코스터를 타듯 짜릿한 승차감을 맛보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작년 한때 178달러(약 21만원) 선까지 추락했지만 지난 4일 장중 968.99달러(약 116만원)를 찍으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비록 7일에는 748.07달러로 미끄러졌지만, 그래도 새해 상승률은 79%에 달한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시끄러웠던 작년 6월부터 따져보면 주가가 304% 올랐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1349억달러(약 161조원)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도요타(2320억달러)에 이어 2위다. 작년 판매량은 36만대 남짓. 하지만 1862만대를 판매한 4개 전통차 회사(GM·포드·피아트크라이슬러·현대차)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테슬라의 화끈한 한밤 불쇼를 한국 투자자들도 놓치지 않고 있다. 최근 한 달간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애플도, 아마존도 아닌 테슬라(약 2380억원)였다.
J커브 그리며 치솟는 테슬라
"테슬라는 저 세상(out of this world) 주식이다."
테슬라 주가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자, 현지 언론은 이렇게까지 표현했다. 테슬라는 지난 2010년 상장 이후 지금까지 만성 적자와 유동성 위기에 시달려 왔다. 작년 5월에는 테슬라의 성장 신화가 끝나 1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월가의 경고가 나오면서 '10달러 위기설'에도 휩싸였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중국 테슬라 매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테슬라와 파나소닉이 합작해 만든 배터리 조인트벤처가 작년 4분기 흑자로 전환했다는 소식도 호재였다. 배터리 업체 실적이 전기차 업체 실적에 선행하는 속성상, 테슬라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된 것이다.
또 오랫동안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해왔던 공매도 세력이 백기를 들었고, 테슬라의 S&P500 지수 편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도 주가에 불을 붙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현지 증권사들이 우한 폐렴 사태에도 중국 판매가 견조할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폴크스바겐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대량 생산 계획이 지연되자 테슬라의 승자 독식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0/202002100005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