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의혹 수사 지지부진… 투자자들 피 마른다
부산에 사는 최영미(가명ㆍ55)씨에게 이번 설 명절 가족 모임 자리는 가시방석 같았다. 최씨 소개로 코스닥 상장 기업인 신라젠의 주식을 샀던 시가 식구들이 주가 폭락으로 큰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최씨 역시 신라젠 주식을 2017년부터 2년 간 약 4억원어치(평균 매입단가 1주당 약 8만원) 사들였다가 3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최씨는 “고점에서 팔았어야 하는데 임상시험이 잘 될 것 같아 장기투자를 하려다 이렇게 됐다”며 “자녀 결혼 자금을 위해 모아 둔 돈을 잃어 아들에게 결혼을 1년만 미루자고 했다”고 울먹였다.
항암치료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인 신라젠은 한 때 상장 1년 반 만에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한 곳이었다. 그러나 2019년 8월 2일 글로벌 임상시험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며 주가가 거품 꺼지듯 급락했다. 이로 인해 손실을 본 소액주주만 15만명에 이른다. 신라젠은 이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여러 임상시험 중 하나가 실패한 것일 뿐이며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효과는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검찰이 신라젠 임원들의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를 수사하고, 정치권에선 현 정권과 신라젠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신라젠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그 동안 신라젠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고, 정권 실세와 관련은 있을까. 한국일보는 전ㆍ현직 임직원과 주주 등을 접촉해 신라젠에 대한 궁금증을 다각도로 취재했다.
특급 도우미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신라젠이 보유한 항암바이러스 신약의 후보 물질인 펙사벡은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기(前期) 임상 2상까지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신약 임상시험은 1~3상으로 이뤄지며 필요하면 임상단계를 전기와 후기로 나눠 실시한다. 하지만 펙사벡은 신라젠이 처음 만든 물질이 아니다. 1999년 미국 토머스제퍼슨대학교가 펙사벡의 원천기술을 개발한 뒤 미국 바이오 기업 제네렉스가 펙사벡에 대한 권리를 받아 추가 연구ㆍ개발을 수행했다.
황태호 당시 동아대 의대 교수(현 부산대 의대 교수) 주도로 2006년 동아대 학내 벤처기업으로 만들어진 신라젠은 처음엔 제네렉스의 지시를 받아 연구를 수행하는 협력업체였다. 회사를 세우기 위한 종자돈은 황 교수 등과 인연이 있는 부산ㆍ경남 지역의 치과의사와 의대교수 등 주변 지인들로부터 ‘에인절 투자’(신생 벤처기업에 하는 투자)를 받았다. 그랬던 신라젠은 2014년 3월 제네렉스를 인수하며 덩치를 확 키우고 유망 벤처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협력업체가 원청을 인수하는 드문 일이 가능했던 것은 이철 대표가 이끄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의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VIK는 2013년부터 450억여원을 투자한 덕분에 신라젠은 이 돈으로 제네렉스 인수에 필요한 초기자금 300억원과 임상시험에 필요한 비용 등을 댈 수 있었다. 그리고 VIK는 2014년 9월부터 신라젠 지분의 1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이처럼 VIK가 신라젠의 ‘특급 도우미’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신라젠과 정치권 연루 의혹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이철 대표는 VIK를 통한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지난해 9월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이철 대표는 과거 국민참여당과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왕성하게 활동했고, 정치권 인사에게 불법 자금을 건넨 적도 있다.
황 교수의 뒤를 이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신라젠 대표를 지낸 이용한 전 대표(현재 치과원장)는 한국일보에 VIK의 신라젠 투자 경위를 설명했다. 과거 보험 판매를 하다가 VIK 투자 모집인이 된 학교 동창이 VIK 판매 상품에 투자를 권하려고 자신을 찾아온 게 계기가 됐다. 이 전 대표가 동창에게 신라젠 사업에 대해 설명하자, 동창이 유망한 사업이라고 생각해 얼마 후 이철 대표를 데리고 왔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철 대표를 만난 건 그때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신라젠 초창기부터 관심을 보였던 이철 대표가 여러 번 투자의사를 밝히자,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장기투자를 하겠다는 조건으로 VIK를 증자에 참여시켰다는 게 이용한 전 대표의 설명이다.
이후 신라젠 지분 14%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된 VIK는 2015년말 돌연 신라젠 지분을 전부 팔았다. 당시 이철 대표 등 VIK 임직원들이 금융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신라젠이 추진 중이던 주식시장 상장계획에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기면 상장에 차질이 생기니 대주주를 교체해야 한다고 상장 주관사인 금융회사들이 권고했다는 것이다. 이에 VIK는 2015년말 VIK를 통해 신라젠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신라젠 비상장주식을 나눠주는 현물 청산을 실시하고, VIK가 직접 보유한 분량은 장외주식 시장에 팔았다. 당시 시세는 1주당 약 2만5,000원이었다. VIK가 앞서 신라젠 주식을 1주당 3,000~5,000원대에 사들인 점을 감안하면 수백억 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문은상 대표 체제의 시작
이용한 전 대표에 이어 VIK의 대주주 지위를 이어 받은 사람이 문은상 현 신라젠 대표다. 그는 서울에서 치과원장을 하다가 2014년 2월부터 신라젠 대표이사가 됐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닌 문 대표는 다른 신라젠 초기 구성원들과 달리 부산ㆍ경남 지역에 특별한 연고는 없었다. 이용한 전 대표의 부산대 동문이며 한때 신라젠 사장을 지낸 곽병학씨의 매부(妹夫)라는 인연으로 문 대표는 신라젠에 처음 발을 들였다고 한다. 처음엔 단순 투자자로 참여했지만, 2013년부터는 병원까지 접고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그는 투자금을 모으는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덕분에, 연구ㆍ개발 자금이 절실했던 신라젠의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이용한 전 대표는 “서울 인맥이 탄탄하고 학벌도 좋은 문 대표가 자금모집 등에 유리할 것 같아 합의 하에 대표이사 자리를 넘겼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신라젠 임상 2상 시험보고서를 한 번이라도 읽어보면 누구라도 투자했을 것”이라고 신라젠에 뛰어든 이유를 밝혔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 신라젠 홈페이지 캡처
문 대표 지분은 초기에 2.41%에 불과했지만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전략으로 돈을 적게 들이고도 10.63%까지 지분을 늘렸다. 과정은 복잡했지만 문 대표에겐 이득이었다. 먼저 DB금융투자가 2014년 3월 크레스트파트너라는 회사에 350억원을 대출해줬다. 이어 크레스트파트너는 문은상 곽병학 이용한 조경래 등 신라젠 주주 4명에게 350억원을 빌려 주고, 문 대표 등 4명은 이 돈으로 신라젠이 발행한 3년 만기 BW 350억원어치(1주당 3,500원x1,000만주)를 사들였다. 전부 하루 안에 일어난 일이다. 신라젠은 이틀 뒤 크레스트파트너에 350억원을 대여하고, 같은 날 크레스트파트너는 DB금융투자에 350억원을 상환했다. 350억원이 한 바퀴 돌아 DB금융투자로 돌아가고 다자간의 채권ㆍ채무 관계만 남은 것이다.
그리고 1년 뒤인 2015년 3월 신라젠은 문 대표 등에게 350억원을 갚았다. 문 대표 등이 조기에 상환청구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신라젠에서 받은 350억원으로 같은 날 크레스트파트너에게 진 빚 350억원을 갚았고, 이 돈은 다시 신라젠으로 상환됐다. 이로써 채권ㆍ채무 관계는 완전히 해소되고 문 대표 등 4명은 돈 한푼 들이지 않고 BW에서 유래한 신주 인수를 요구할 권리를 갖게 됐다. 문 대표 등은 2015년 12월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지분을 대폭 늘렸다. 신주인수권 행사 가격이 1주당 3,500원으로 문 대표는 160억원, 이용한 전 대표ㆍ곽병학 사장은 각각 70억원씩 냈다. 하지만 당시 신라젠 장외주식은 1주에 2만원이 넘었기 때문에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지분을 늘렸다.
문 대표의 이 같은 지분 취득은 보는 시각에 따라 ‘꼼수’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실제로 이런 방식이 가장납입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당시 신라젠 내부에서도 공식 제기됐다. 가장납입은 금융기관 등에서 돈을 꿔서 주식대금을 납입하고 대주주가 된 뒤 회사 돈으로 대여금을 갚는 방식처럼 회사 자본은 실질적으로 늘리지 않으면서 주식만 얻는 행위를 가리킨다. 전직 신라젠 고위 관계자는 “당시 감사 등 일부 인사들이 ‘문 대표 등과 신라젠 사이의 BW 거래가 법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신중히 따져봐야 할 것 같다’며 강력히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이런 BW 거래가 가장납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형 로펌의 법률 검토 결과를 제시하며 반발을 잠재웠다고 한다.
문 대표 등은 BW 거래가 문제될 게 없다고 굳게 믿었지만, 국세청은 이런 BW 거래를 신라젠이 문 대표 등에게 주식을 증여한 행위로 보고, 당시 비상장주식 가격(1주당 2만5,000~3만원)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부과했다. 그 결과 문 대표는 2018년 초 증여세 494억원을 부과 받았고, 이용한 전 대표와 곽병학 전 사장에게도 각각 200억원 넘는 증여세가 부과됐다. 이와 관련해 이용한 전 대표는 “미실현 이익을 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며 특히 자본력이 부족한 벤처와 스타트업에 지나치게 불리한 과세 규정이라고 보고 행정소송을 진행 하던 중 최근 헌법소원을 냈다”고 말했다. 문은상 대표는 자신의 고교선배인 기획재정부 고위관료에게 세무 조사가 억울하다며 2017년 민원을 했다. 그러자 이 고위관료가 문 대표 사건을 담당하는 조세심판원 관계자에게 전화청탁을 했다가 그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문 대표와 곽병학 사장은 지난해 2월 국세청을 상대로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BW 전략으로 문은상 체제는 탄탄해졌지만 그가 회사를 독단적으로 운영한다는 불만이 나왔다. 신라젠 전 고위임원은 “문 대표가 신라젠을 개인회사처럼 운영해 일부 이사진의 불만이 컸고, 나도 그런 불만 때문에 회사를 그만뒀다”고 전했다. 이용한 전 대표 역시 “문 대표가 독단적인 면이 있어 부하 직원들이 힘들어 했다”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신라젠 창업주인 황태호 교수와도 사이가 안 좋았다. 신라젠이 2016년 1월 이사회를 열어 신라젠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내다가 그만둔 황 교수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취소해 버린 것이 단적인 예다. 해당 스톡옵션은 2012년 3월 황 교수에게 부여된 것으로 신라젠 주식 50만주를 1주당 2,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황 교수가 △임상시험을 망치고 △임상 결과 보고도 소홀했으며 △임상시험 결과를 무단으로 발표하는 등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게 스톡옵션 취소 이유였다. 황 교수가 이에 반발해 신라젠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전ㆍ현직 대표의 갈등은 법정싸움으로까지 이어졌다. 대법원은 최근 신라젠 측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황 교수 손을 들어 줬다.
3상 실패와 대주주 도덕적 해이 논란
상장되기 전 장외 주식시장에서 이미 시가총액이 1조원에 이를 정도로 ‘대어’였던 신라젠은 2016년 12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그리고 펙사벡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 성공 기대감으로 막대한 투자금이 유입됐다. 작은 호재에도 주가가 껑충 뛰는 일이 반복되면서 2017년 11월 21일에는 장중 역대 최고가인 1주당 15만2,300원을 찍기도 했다. 공모가 1만5,000원의 10배를 넘는 가격으로, 당시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9조8,000억원에 달했다.
현기증 나는 급등세가 이어지며 거품 우려가 나왔지만 당시 신라젠을 비롯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티슈진 등이 주도한 제약ㆍ바이오주(株)의 뜨거운 열기에 묻혔다. 이후 제약ㆍ바이오주 전반이 부진하며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던 신라젠 주가는 지난해 8월 2일을 기점으로 1주당 가격이 4만원대에서 1만원대로 급락했다. 이날 미국의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가 펙사벡과 표적항암제(넥사바) 병행요법의 효과가 의심된다며 펙사벡의 간암 임상 3상 시험의 중단을 권고하면서 임상 성공을 기대하고 모여든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 것이다. 이후 신라젠은 임상 3상 시험의 조기 종료를 선언하고 앞으로는 표적항암제가 아닌 면역항암제와 병용투여 임상 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펙사벡의 효과를 입증할 다른 길을 찾겠다는 뜻이지만, 조기 종료된 임상 3상을 제외한 나머지 임상시험은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어 신라젠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2017년부터 신라젠 주가의 과열 위험을 지적해온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은 “바이오주는 유망한 이미지만 부각돼 투자가 몰리지만 악재가 터지면 오른 속도보다 더 빨리 주가가 빠진다”고 분석했다. 신라젠은 그러나 간암 임상 중단이 곧 펙사벡의 약효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항암제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약들이 임상시험 실패의 경험을 딛고 성공한 것이라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임상 중단은 소액주주들에게 큰 피해를 안겼다. 한국일보 인터뷰에 응한 경북의 50대 사무직 윤진애(가명)씨는 노후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2018~2019년 신라젠 주식 9어원어치를 샀다가 6억원 넘게 날렸다. 당시 신라젠이 코스닥 시가총액 최상위권이어서 비교적 안정적인 종목이라고 판단하고 ‘올인’한 것이 실수였다. 투자금 중 3억원은 전세 보증금과 고율의 보험약관대출로 마련했기 때문에 윤씨는 대출 이자를 갚느라 고통받고 있다. 윤씨는 “다른 바이오 회사들은 여건이 어려우면 대표이사가 앞장서 분위기를 띄우며 주주들에게 용기를 주는데 신라젠은 너무 대응이 없어 속이 터진다”고 말했다.
반면 대주주들은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이미 상당한 시세차익을 남겼다. 코스닥 상장 이후 최근까지 문 대표 등 대주주와 회사 임원들이 매각한 신라젠 주식은 총 2,515억원(292만765주)에 이른다. 문 대표 본인은 2017년 12월 156만2,844주를 주당 8만4,000원에 매각해 1,326억원을 현금화했다. 당시 신라젠은 입장문을 내고 “주식처분은 문 대표의 세금납부와 채무변제를 위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지만 세금(494억원)과 채무(신주인수권 행사비용 160억원 마련을 위한 빚과 이자)에 비해 처분금액이 많아 의문이 제기됐다. 주식처분 이후 문 대표는 2018년 3월 서울 이태원의 2층 주택을 영국인에게서 65억원에 사들였고, 한남동 빌라 분양권도 구입했다. 문 대표 부인까지 2018년 4월 ‘람다홀딩스’라는 부동산 투자회사를 설립하자 “신약개발은 뒷전이고 부동산 투자에 힘을 쏟는다”는 뒷말이 나왔다. 소액주주들이 람다홀딩스 설립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신라젠 측은 “(다주택자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절세 목적으로 세웠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문 대표는 부인과 공동명의로 갖고 있던 서울 신정동의 아파트 소유권을 2019년 3월 람다홀딩스에 넘겼다. 한국일보는 문 대표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신라젠 측도 “검찰 수사 중이어서 말을 아끼겠다”고 했다.
문 대표 친척인 곽병학 전 사장도 2018년 1월 740억원어치(72만8,000주)를 팔았고, 또 다른 친척인 조경래씨도 주식과 비상장전환사채(CB) 매각으로 338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특히 신라젠의 신현필 전무는 펙사벡에 대한 3상 시험 중단 권고 발표가 나기 한 달 전에 보유지분 전량(16만7,777주)을 88억원에 매도해, 임상 중단 사실을 미리 알고 주식을 처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해 8월 신라젠 부산 본사와 여의도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면서 수사를 해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황태호 교수가 신라젠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와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서 출석 요청을 받기도 했다. 황 교수 측근은 “검찰이 2015년 신라젠을 떠난 황 교수까지 부르는 건 수사범위가 예상보다 넓다는 뜻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검찰 수사는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소액주주들은 수사 장기화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신라젠 수사를 담당해온 합동수사단까지 폐지되면서 수사가 언제 마무리될지 예상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소액주주 최영미씨는 “죄가 있으면 빨리 처벌하고, 아니라면 서둘러 종결해 회사와 주주가 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해달라”며 “정치권 연루 의혹까지 더해지니 피가 마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1311686314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