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웰스파고 은행의 ‘유령 계좌’ 사건
웰스파고는 자산 기준으로는 미국 4위권 은행이지만 시가총액으로는 미국에서 가장 큰 은행으로 소매 금융의 강자로 불렸다. 2016년 미국 4대 은행 중 한 곳인 웰스파고의 직원들이 고객 몰래 ‘유령 계좌’ 수백만개를 만들어 각종 수수료 명목 등으로 고객들의 돈을 빼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유령계좌 사건의 경위
미 연방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웰스파고가 지난 2011년부터 고객 명의를 도용해 56만개의 신용카드 계좌를 만든 것을 포함해 허위로 예금과 신용카드 계좌 200만개를 만들었다며, 벌금 1억8500만달러와 고객 환급비용 500만달러를 부과했다.
웰스파고 직원들은 고객들이 모르게 고객 명의의 별도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 계좌를 개설한 뒤, 고객들이 기존 계좌에 갖고 있던 돈을 이 유령 계좌로 일부 옮겼다. 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가짜 이메일 주소를 개설하거나 가짜 비밀번호를 만들고, 때론 고객 몰래 고객 명의의 체크카드를 만들기도 했다.
고객들은 수수료가 빠져나가는 걸로 알았고, 개별 고객 기준으로는 한 번에 빠져나가는 금액이 미미해 더욱 이를 눈치채기는 힘들었다.
웰스파고 직원들은 왜 유령계좌를 만들었을까?
유령 계좌를 통해 허위 신용카드 연회비 등의 명목으로 고객계좌에서 빠져나간 돈이 40만달러가 넘었고, 이는 웰스파고 매출로 잡혔다. 매출 실적을 올린 직원들은 보너스를 받았다.
유령 계좌 개설에 가담해 해고된 직원 숫자만 5300명에 이를만큼, 웰스파고에서 유령 계좌 개설은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이번 사건이 회사 차원에서 주도한 것은 아니지만, 웰스파고 직원들이 이런 유령 계좌 개설에 나섰던 배경에는 회사의 실적 압박이 있었다.
미국은행들의 교차판매 실적 압박
미국 은행들은 최근 예금 계좌가 있는 고객에게 추가로 보험이나 연금 상품을 판매하는 식의 ‘교차 판매’(cross selling)를 하도록 은행원들을 압박해왔다.
지난 2007년 취임한 존 스텀프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웰스파고에서 이런 실적 압박은 더욱 강화되었다. 웰스파고 경영진은 매 분기마다 자신들의 교차 판매 실적을 투자자에게 자랑해왔고, 은행원들은 교차 판매 실적 달성 압박을 받았다.
유령 계좌를 통해 이룬 실적과 그 결말
지난 5월 기준 웰스파고에 계좌를 가지고 있는 가구당 교차 판매 상품 수는 6.27에 이르렀다. 웰스파고 계좌가 있는 가구는 적어도 6개의 웰스파고 금융상품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공격적 마케팅에 힘입어 웰스파고 주가는 올랐고 지난해 여름 시가총액이 3000억달러에 육박해, 중국공상은행을 누르고 세계 최고 시가총액 은행으로 올라선 적도 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미국 <엘에이(LA) 타임스>가 유령 계좌 개설 의혹을 보도하면서, 당국이 조사에 나섰고, 결국 웰스파고는 8일 성명을 통해 소비자금융보호국에 벌금 1억8500만달러를 납부하기로 합의했다며, “고객들이 원하지 않은 계좌에 돈이 빠져나간 것에 대해서 유감이며 책임을 지겠다”고 밝히게 되었다.
출처 :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760770.html
DOJ : https://www.justice.gov/opa/pr/wells-fargo-agrees-pay-209-billion-penalty-allegedly-misrepresenting-quality-loans-u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