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루트자산운용, 2300억 환매중단 조치할듯.. 제2의 라임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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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은 신뢰를 기본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그런 시장의 신뢰의 균열이 나타고 있다. 라임사태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자금의 안전성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라임사태가 아직도 완전히 정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계속 손실규모가 늘어가는 등 불안감은 높아져만 가고 있다는 점이다.

알펜루트 자산운용의 환매중단 문제는 이러한 신뢰의 균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확히는 금융회사가 라임사태로 인하여 비슷한 거래에 대해서 보수적으로 위험을 관리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거래라인에 끝에 있는 자산운용사는 그 위험을 고스란히 부담해야하는 상황이다.

증권사의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명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라임사태로 인하여 불안해 하는 투자자들을 더욱 더 신중히 고려해야하며 감독당국의 입장도 살펴야하는 복잡한 입장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자산운용사에 대한 대출 자금을 회수한다는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한편, 자산운용사의 입장에서도 억울함이 충분히 있을 것이다. 그 어떤 금융회사도 이러한 급격한 유동성의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일방적인 조치로 인해서 모든 위험을 부담해야하는 상황이다. 특히나,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큰 서운함이 있을 수도 있을 것같다.

라임사태가 정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펀드환매중단 사태가 또 발생함에 따라 시장의 불안은 더욱더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시장에서 잘 나가는 자산운용사의 대표상품들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단순히 개별 자산운용사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 없는 수준의 시장 전체의 문제라고 봐야할 상황으로 보이고 추가적인 제3의 라임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0/01/26 - [금융시장/금융사고] - 라임펀드는 또 발생가능하다??

'제2의 라임사태' 결국 터졌다…알펜루트, 2300억 환매 중단

유망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이 2300억원 규모 헤지펀드의 환매 중단을 결정했다. 라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대형 증권회사들이 헤지펀드에 제공하던 레버리지대출(TRS)을 전량 거둬들이면서 벌어진 일이다. 라임 사태의 불똥이 제2의 헤지펀드로 옮겨붙으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펜루트는 대표 펀드인 몽블랑4807을 포함해 전체 26개 펀드에 대해 28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차례로 환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환매 중단 규모는 2296억원으로, 이 가운데 1381억원어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팔렸다.1조원 가까이 굴리는 알펜루트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마켓컬리, 파킹클라우드 등 유망 비상장사에 투자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사모펀드 운용사다. 알펜루트의 1호 펀드인 몽블랑4807은 2016년 설정 이후 88%의 누적 수익을 내고 있다.하지만 라임과 비슷하게 TRS 거래로 차입해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면서 수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로 운용한 게 화근이 됐다. 지난주 초 한국투자증권이 알펜루트 펀드에 대한 레버리지 대출을 전량 회수하기로 하면서 펀드런이 촉발됐다.

증권사 지점 프라이빗뱅커(PB)들까지 펀드 투자자의 환매를 부추기면서 지난 22일 하루 동안 266억원 규모의 환매가 쏟아졌다. 알펜루트는 설 연휴 전날인 23일 수익자 형평을 위해 환매 중단을 결정했다.

증권사 대출회수에 멀쩡한 펀드도 '휘청'…라임發 '엑소더스' 확산


알펜루트자산운용의 2300억원 규모 헤지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설 연휴 직전 불과 사흘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한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본부가 알펜루트 펀드에 대한 파생거래(TRS·총수익스와프) 대출을 전량 거둬들이기로 하자 다른 증권사 PBS도 경쟁적으로 회수에 나섰다. PBS는 사모 헤지펀드 시장이 급속히 커지자 헤지펀드 운용회사를 상대로 돈을 벌기 위해 증권사가 앞다퉈 설치한 전담부서다.

증권사의 무리한 대출 회수에 각 지점 프라이빗뱅커(PB)들까지 고객에게 ‘묻지마 환매’를 부추겼다. 이틀 동안 증권사와 고객의 환매 요청 금액은 알펜루트 개방형 펀드의 25% 수준에 달했다. 알펜루트가 고수익을 올리며 멀쩡하게 운용하던 펀드까지 일괄 환매중단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라임과 비슷하단 오해 풀었는데…”


알펜루트는 2016년 7일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면서 출시한 대표 펀드인 ‘몽블랑4807’을 앞세워 성장했다. 알펜루트는 라임자산운용과 달리 증권사 PB를 통해 초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펀드를 팔았다. ‘몽블랑4807’의 최소 가입금액은 10억원이다.‘몽블랑4807’과 ‘마테호른4478’ 등 알펜루트 대표 펀드는 연평균 20% 안팎의 고수익을 자랑하고 있다. 파킹클라우드, 만나CEA, 데일리금융그룹, 마켓컬리 등과 유망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성과를 냈다. 대표 모펀드를 편입하는 다양한 멀티전략 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전체 운용자산을 1조원 수준으로 키웠다.

라임 사태가 터지자 이 같은 펀드오브펀드 방식이 라임의 모자펀드 구조와 비슷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벤처기업 주식과 같은 비유동성 자산을 주력으로 하는 모펀드가 증권사 TRS를 활용해 레버리지를 끌어쓰고 있는 점도 비슷했다. 리드 등 초창기 상장사 전환사채(CB) 투자종목이 라임 포트폴리오와 겹치는 점도 시장 불신을 키우는데 한몫했다.

지난해 10월 초 라임 사태 이후 알펜루트는 넉 달 동안 1400억원 규모의 환매 요청을 소화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라임과는 본질적으로 차별화된 운용 전략을 쓰면서 고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시장 불안은 잦아들었다. 알펜루트 환매중단 펀드의 편입 자산에서 상장사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 비중은 10%도 되지 않는다. 리드 녹원씨앤아이 등을 전액 상각하고도 환매중단 펀드 26개 가운데 22개가 수익(설정 이후 기준)을 내고 있다.

증권사가 촉발한 펀드런


하지만 설 연휴를 앞두고 상황이 돌변했다. 한국투자증권 PBS본부가 지난 21일 알펜루트 펀드에 대한 130억원 규모의 TRS 레버리지 전량을 거둬들이기로 하면서다. 라임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한 최고경영진이 뒤늦게 알펜루트 펀드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는 TRS 계약을 통해 펀드 자금을 담보로 잡고 사실상의 대출을 해준다. 펀드자산 100억원을 담보로 제공하면 증권사가 100억원을 추가로 펀드에 더 태워주는 식이다.

한투증권이 먼저 움직이자 미래에셋대우도 경쟁적으로 TRS 회수에 나섰다. 미래에셋대우의 TRS 규모는 270억원에 이른다. 계약서상 증권사가 TRS 계약을 종료하기로 하면 운용사는 3거래일 안에 갚아야 한다.알펜루트 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던 한투증권은 임직원에게 ‘알펜루트펀드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증권가에 이 같은 내용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이달 환매 신청 가능일이었던 22일 하루 동안 266억원의 환매 요청이 쏟아졌다. 증권사 TRS 청산금액을 포함하면 이틀 동안 600억원에 이르는 환매 요청이 쏟아진 셈이다. 알펜루트는 23일 자체 투자자금 497억원을 포함해 전체 2300억원에 대한 환매중단 결정을 내렸다. 한 증권사 상품기획 담당자는 “결국 상환을 요청한 증권사와 고객 모두 돈이 묶이게 되면서 모두가 피해자가 됐다”고 꼬집었다.

출처 : 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20012790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