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MBK 사모펀드 따라잡기
국내 1위 MBK 사모펀드 따라잡기
지난번 "국내 사모펀드 순위 알아보기"에서 금융감독원에서 공개하는 자료를 기반으로 국내 사모펀드 순위를 살펴보았다. 국내 1위 사모펀드는 MBK파트너스로 설정액 규모가 11조에 달하며, 2위인 한앤컴퍼니의 8억 규모보다 크게 앞서있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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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사모펀드 순위 알아보기
우리에게도 MBK파트너스라는 이름은 익숙할 만큼 널리 알려져 있고 명성이 높지만, 사모펀드의 본질적 특성상 MBK가 어떤 투자를 하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반인인 우리가 잘 알수는 없다.
통상은 투자 대상 기업이 성공적으로 IPO 또는 합병 등을 진행하거나, 이후 MBK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MBK의 성과 등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다소 결과론 적인 내용들 우리가 잡하는 사모펀드 관련 정보의 대부분이다. 그만큼 베일에 가려져 있고, 알기 쉽지 않은 정보에 가깝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궁금하기도 하기 때문에, MBK의 사모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펀드인 "MBK파트너스 5호 펀드"를 차근차근 검색하며 따라가보기로 했다. 이 5호 펀드는 조성 자금이 3조원에 이르는 초대규모의 사모펀드다. 과연 이런 큰 규모의 사모펀드가 어떻게 운영될까 궁금하다.
1. MBK파트너스 5호 펀드 따라잡기
MBK 5호 펀드는 20.4월에 등록된 사모펀드로 총 약정금액은 3조원이다.
그런데 20.5월 기사를 보면, 5호 펀드 설정 규모가 8조원라고 설명되어 있다. 19.12월에 설정된 5호의2 펀드가 1조원 규모로 두개 펀드 약정 총액을 합하면 4조원인데, 기사는 8조원 규모라고 하니 4조원 규모가 일단 설명 되지는 않는다. 뭐지?? << 관련 기사 : MBK파트너스, 8조원 규모 5호펀드 결성 완료(20.5월) >>
어쨌든 명칭에서 알수 있듯이 5호 펀드는 MBK 사모펀드 시리즈 펀드다. 앞서 1-4호 펀드가 성공적으로 운용되었고, 이에 직전 4호 펀드 보다 더욱 큰 규모로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참고로 4호펀드의 경우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조3,800억원에 롯데카드를 인수하면서 당초 펀드 설정액의 80% 가량이 소진됐었고, 이후 새롭게 5호 펀드를 조성하게 된 것이다. << 관려 기사 : MBK '블라인드펀드 5兆 시대' 문 연다(19.10월) >>
당시 MBK가 조성운용한 사모펀드들은 시장에서 크게 호평받았다. 무엇보다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는데, 2호 펀드 연환산 내부수익률(IRR)26.5%, 3호 펀드와 4호 펀드는 각각 22.6%, 20.4%를 기록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MBK 5호펀드는 아시아 지역 사모펀드 중 3번째로 큰 규모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1위는 힐하우스 102억달러, 2위는 KKR 91억달러였다.
2. MBK 5호 펀드 투자 기관 현황
MBK 5호 펀드는 블라인드펀드이며, 중국과 한국, 일본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하는 범아시아(Pen-asia) 펀드로 알려져 있다. 주요 투자 전략은 바이아웃으로 펀드 자금으로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이후 다른 기업에 지분을 팔아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투자참여 기관은 국민연금, 행정공제회, 사학연금, 코리안리(재보험) 등의 국내 연기금을 중심으로 해외 출자자(LP)도 50여곳에 이른다. 어쨌든 움청난 규모다.
일리노이 교원연금이 최근 2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잇따라 펀드에 참여했다. 미국 오하이오경찰·소방공무원연금도 20년 초 2000만 달러(240억원)를 투자했다. 19.11월에는 뉴저지주 연기금이 최대 1억 달러(1220억원)를 5호 펀드에 출자하기로 했다. << 관련 기사 : MBK파트너스, 60억달러 규모 '5호펀드' 순항...일리노이 교원연금 유치(20.4월) >>
국민은행은 MBK파트너스 5호의2 펀드에 28억5000만원을 출자했다. 비슷한 시기 우리은행도 같은 펀드에 17억1000만원을 출자했다. << 관련 기사 : 국민·우리銀, MBK 5호펀드에 수십억 투자(21.6월) >>
특정 기업의 지분 등을 매입할 때 인수금융을 주선하는 등의 역할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우리은행은 MBK파트너스가 4호 펀드를 통해 롯데카드를 인수할 때 7000억원 상당의 인수금융을 주선한 경험이 있다.
3. MBK 5호 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
3.1. 일본 츠쿠이홀딩스
MBK파트너스는 일본 노인 대상 데이케어 서비스 회사인 상장기업 츠쿠이홀딩스(Tsukui Holdings)지분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실버산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MBK측은 바이아웃 투자 계획을 밝힌 이후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60% 이상의 지분을 획득해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섰다.
MBK의 가장 큰 펀드인 5호 펀드의 첫 투자 대상치고는 크게 임팩트 있는 투자는 아니다. 향후 실버산업의 성장을 예측하며 투자를 결정한 배경은 이해하지만, 유명한 기업이라고도 할 수 없고 크게 주목을 받거나 관심을 가질만한 수준의 투자도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다소 의아한 부분도 있다.
3.2. 중국 선저우주처
이후 MBK파트너스는 5호 펀드 자금을 통해 중국에서는 렌터카 업체인 선저우주처를 1조2000억원에 최종 인수했다. 선저우주처(神州租车, CAR Inc)는 홍콩증권시장에 상장되었던 중국 최대 렌터카업체다. MBK는 당초 지분 20.86%를 17.7억 홍콩달러(약 2,525억원)에 인수하였고 추가로 잔여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선저우주처는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던 루이싱커피(瑞幸咖啡, Luckin Coffee)의 투자자 루정야오(陸正耀, Lu Zhengyao)가 주식 21%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루이싱커피의 회계 부정 사태의 여파로 인해 주가가 최대 65% 하락하는 등 경영 위기를 맞았고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MBK는 선저우주처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MBK는 중국의 자동차 번호판 발급 제한 규제 덕분에 렌트카 성장세가 다른 나라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MBK의 투자 결정은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 및 투자 회사의 가치 상승 또는 회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진행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 할수 있는 대목이다. <<관련 기사 : MBK, 중국 1위 렌트카 1조 2,500억 원에 최종 경영권 인수(21.7월) >>
3.3. 한국 동진섬유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 MBK파트너스는 5호 펀드를 통해 신발 원단 업계 1위인 동진섬유와 경진섬유의 지분 100% 인수를 완료하였다. 이는 5호 펀드의 국내 첫 투자인데 펀드 설정이후 다소 늦은 시기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범아시아 펀드를 추구하는 MBK펀드는 국내 펀드이지만 글로벌한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해석할수 있다.
동진섬유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기업에 신발 원단을 공급하는 강소기업으로, 나이키, 아디다스의 세계 3대 핵심 협력업체 중 한 곳이다. 기업가치는 약 7200억원으로 평가됐으며, 거래대금은 약 7800억원이다.
MBK 파트너스는 글로벌 운동화 시장이 연평균 10%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동진섬유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절반가량 차지하고 있는 나이키와 아디다스에 30년 이상 납품하고 있는 등 굳건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우량한 기업이다. << 관련 기사 : MBK, 동진·경진섬유 인수 완료…블라인드5호 국내 '첫' 투자(22.1월) >>